카카루 씨,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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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루 씨, 방명록입니다! 14기



목소리의 형태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하는 그곳

본래라면 작년에 일본에서 미리 본 작품이었어야 했는데요,
일정이 빡빡했던 관계로 너의 이름은. 과 저울질을 했었거든요.
원작을 봤던 쪽이니 그냥 포기했었습니다.
(당연히 국내개봉은 기대도 안 했고요.)
근데 마침 국내개봉도 했고 이 촌동네에서도 해주길래 봤습니다.

일단 스포일러는 당연히 있으므로 알아서 필터링하시고요,
이지메의 피해자&가해자에 관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왜? 이미 원작 연재되던 당시에 충분히 다뤄졌던 이야기니까.
그리고 이 주제를 끌어들이면 감상평이 단칼에 잘립니다.
작가 양반이 신경 쓰긴 했지만 현실과 빗대면 판타지에 가깝거든요.

뭐 중간중간 언급되겠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제쳐놓겠습니다.

첫번째로 이 작품에서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 각본 부분이었습니다.

아무리 130분이여도 다 담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솔직히 이건 TVA로 했어야 했습니다. 2쿨 정도로.)
원작이 인기만화치고는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각색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선택은 둘 중 하나죠. 가지를 치거나 오리지날로 가버리거나.

쿄애니의 선택은 전자, 그것도 꽤 많이 쳐버렸습니다.
원작의 기본 골자를 꽉꽉 압축시켜서 거의 다 담았습니다.
이건 장점도 가져왔고 단점도 가져왔습니다.

장점, 원작을 최대한 덜 훼손시켰습니다. 근데 그게 다야.
단점, 압축의 리스크로 호흡이 엄~청 빠릅니다.
또한 가지를 너무 쳐버려서 의문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원작에서는 여섯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 다시 만남 / 친구놀이 / 다리에서 무너짐 / 쇼야의 추락 / 마무리

네. 다 담았어요. 근데 다시 만남~친구놀이 분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다리에서 관계가 폭발해버리는 게 갑작스러워요.
설명은 했지만 충분하지 못하죠.
또한 앞 파트를 잔잔하게 표현한지라 고조시키지도 못했죠.

이건 그래도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치명적인 건 따로 있죠. 바로 등장인물의 관계.

저는 원작이 왜 괜찮은 만화였냐고 묻는다면
서로 불완전하고 뒤틀린 인간들끼리 과거의 사건, 현재의 관계에
얽히고설켜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다가 폭발하고 다시 해소하는
그 뒤엉킨 맛이 좋았기에 괜찮다고 대답할 수 있거든요.

그럼 여기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게 무엇이냐,
바로 등장인물의 내면이죠.

주인공인 쇼야와 쇼코야 비중이 크니까 그럭저럭 묘사됐지만,
우에노부터 시작해서 마시바까지는 애매합니다.

특히 우에노는 그냥 성격이 더러운 애로 밖에 안 보이잖아!
물론 우에노는 작중 가장 뒤틀렸고 더러운 성격이긴 하지만,
원작에서는 왜?가 설명이 되니까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데,
여기선 왜?가 없으니까 어떻게든 추리해야 합니다.
안 되면? 응 그냥 재수없는 년A야.

그리고 덤으로 쇼코 엄마도 왜 저렇게 사람이 냉랭한지도
얘기 안 해주니까 알아서 추리해야 하고요.

주요 등장인물 비중이 줄은지라
상대적으로 유즈루 비중이 팍 늘었습니다.

이 양날의 검이나 다름없는 각본 선택은 나쁘진 않지만
좋다고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스토리 얘기는 여기까지 해두겠습니다.
더 얘기해봐야 좋은 소리가 안 나와서요.

위와는 반대로 시각적인 부분은 전혀 걱정이 안 됐습니다.

이미 나오코 감독은 타마코 마켓 러브스토리에서 엄청난 표현력을 보여줬고
작화나 동화 부분도 쿄애니를 믿지 않으면 믿을 회사없잖아요?

기대대로 수려하고 모나지 않은 작화, 배경, 연출, 표현 등 모두 합격점이었습니다.
이 부분만큼은 너의 이름은. 과 비벼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나 연출 부분이 괄목할만한데
쇼야와 쇼코의 시점, 심리 묘사를 적절하게 예술뽕 넣어서 표현한 게 굳입니다, 굳.

또 배경음악 활용도 좋았는데
특히 극적인 부분에서 사용한 피아노곡이
씬의 긴장을 끌어올려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우는 딱 한명만.

하야밍 밖에 없죠.
농아라는 특수성 때문에 연기 난이도가 S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특유의 느낌을 아주 잘 살렸습니다.
왜 난이도가 S급이냐면 이런 캐릭터를 어디서 미리 해볼 수도 있는 게 아니고,
참고한다고 해도 쉬운 연기가 아니거든요.

마무리를 합시다.

각본 부분 때문에 좋은 점수를 주진 않겠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을 결함 취급하거든요.

그래도 추천하는 작품임은 분명합니다만,
기왕이면 원작을 보고나서 보는 게 낫다는 의견입니다.

보면서 의문을 가지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시시해지긴 해도 알고 있는 게 훨씬 낫거든요.

덧글

  • ㅇㅇ 2017/05/13 19:48 # 삭제 답글

    오리지날 내용이었으면....
    쿄애니 오리지날..?읏!머리가...
  • 스탠 마쉬 2017/05/13 20:01 # 답글

    일단 원작을 보지 않은 시점에선 그래도 납득갈 전개였다고는 봅니다만...확실히 스토리는 미묘했죠 ㅋ
  • , 2017/05/14 00:59 # 삭제 답글

    원작 작품의 팬이 아니라 야마다 나오코 감독의 팬으로서 볼 땐 상당히 좋았는데
    작품의 팬으로 보면 쵸큼 그렇긴 하죠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씀하신 압축된 각본을 예술뽕과 연출로 예쁘게 잘 포장해줘서
    막 보기 불편한 정도는 아니라서 그렇저럭 만족했습니다ㅎㅎ;
  • ㅇㅇ 2017/05/17 22:09 # 삭제 답글

    조조로 보러갓는데 조조아니엇으면 돈아까웟을 작품 딱 6000원짜리
  • ㅇㅇ 2017/05/19 20:38 # 삭제 답글

    재미는 있었지만 이걸 꼭 극장판으로 해야하나싶은
  • 뒷북 2017/07/08 14:00 # 삭제 답글

    뒷북이긴 합니다만 목소리의 형태 팬북에서 작품의 주제는 청각장애, 왕따가 아니라 소통과 이해라고 하는데요(twitter.com/mrmr_tsukudani/status/857182078458134528) 만약 작가가 정말로 장애, 왕따, 용서를 주제로 잡았다면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그리고 장애와 왕따를 다루지 않은 작품 중에서 목소리의 형태와 비슷한 주제를 가진 작품은 뭐가 있을까요? 그리고 (rok89.com/258) 이 비판도 나름 일리있는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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