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 일의 시작은 참으로 미약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매우 컸었죠.
아마 3일 전이었을 겁니다.
어떤 TV프로그램에서 일어난 일이었죠.
그때 봤을 때는 정말 시시하기 짝이 없는 내용으로,
서로 농담따먹기나 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제 시선에서는)
근데, 갑자기
페미 J. 가르시아(1)라는 출연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18cm 이하는 루저(2)."아주 단호한 어조로, 아주 담담하게,
또한 아주 당연스럽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저는 몰랐습니다.
그 발언이 이렇게 크게 될 줄은.
그 발언이 있는 직후,
남자들은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폭발했다고 표현하는 게 옳겠지요.
그 덕분에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어났고,
그 발언을 한 페미 J. 가르시아는 그대로 잠적.
해당 발언을 방송한 프로그램은 폐지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다지 그 발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모름지기 남자란 크기보다 기술이니까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나봅니다.
제 주위에서도 성토를 하기 시작했죠.
그것이 지금 이 자리입니다.
화이트 워터 클럽의 정모말이죠.
C는 시작부터 펑펑 울면서 소주를 연신 마셔댔습니다.
"나 같은 건 죽어야해. 어어어어엉"
많이 취했나봅니다.
뫼비우스도 많이 의기소침해졌습니다.
C처럼 병나발 불진 않았지만,
마시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래! 나 평균 이하다! 하지만, 그래도 난 어차피 못 하는 남자야!"
그렇게 공공장소에서 제정신이라면 부끄러워서 버로우 할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는 뫼비우스였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우리 클럽의 명예회원 중 하나인,
산티아고 D. 딕슨(3)도 와서 모임을 같이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오랜만에 온 산티아고이건만, 하필이면 분위기가 이래서야….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저도 10cm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저의 것에 당당합니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산티아고였지만,
그의 앞에는 빈 소주병이 벌써 5병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스티븐 형은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울고 있던 C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나? 나는……별로 신경쓰지 않아."
"역시 우리 화이트 워터 클럽의 회장다우십니다."
"그래, 역시 스티븐 형은 대인배야."
"맞아요. 하지만, 그래도……………………우리는…………."
저를 칭찬하던 분위기에서 산티아고가 다시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듭니다.
그렇게, 오늘 모임은 우울하게, 아주 우울하게, 끝나버렸습니다.
다들 취해버리는 바람에 제가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탄할 기력이라도 남은 애들을 보면 흐뭇합니다.
<2>다음날, 캐설린 선생님의 공방을 찾아갔습니다.
오늘 선생님이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이기때문입니다.
앞으로 1시간 후면 도착할 예정이여서,
여러가지 준비를 해야하지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저는 놀랐습니다.
4인용 테이블에서,
"마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찻잔의 홍차를,
마시고 있었기때문입니다.
저는 조심조심 들어가서 캐설린 선생님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도 "마녀"는 저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캐설린 선생님의 방에 들어간 저는 선생님이 오기 전에,
선생님 컴퓨터로 선생님에게 하달 받은 몇가지 사항을 시행했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작업을 중단하고 밖을 나가보니,
캐설린 선생님의 비서인 그레이트 V. 워리어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비서가 안 보이긴 했습니다.
하긴, 그렇기때문에 저 "마녀"가 한가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던 거겠죠.
"마녀"는 비서를 보자마자, 대뜸 시비를 걸었습니다.
"애완견이 집을 지켜야지 어딜 나갔다 들어오시나?"
시비치고는 완전 모욕에 가까운 말이었지만,
비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깁니다.
"그건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닐텐데요, 불법침입자 님?"
"뭐, 뭐…? 불법침입? 하!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는군!
넌 모르나본데 캐설린은 여기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권리를 나에게 줬어.
하도 꼬리만 치다보니 머리가 안 돌아가나보지?"
"그런, 협박에 의한 권리양도는 불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점차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니 생각이겠지. 애완견답게 주인 생각하는 마음은 아주 충절이 따로 없군!"
"마녀"는 그렇게 비아냥댔습니다.
그러자, 비서는 평소와는 답지 않게 말했습니다.
"하긴, 요새 일거리가 없으신 분이니,
이렇게 한가롭게 여기서 차나 마시고 있던 거겠죠."
"뭐야? 일거리가 없다고?
나는 바쁜 스케쥴을 내서 여기서 그 녀석을 기다리고 있는 것 뿐이야."
"그렇습니까? 제가 조사해본 바로는 요새 '본업'이며,
'매장플랜' 일거리도 없어서 파리만 날리는 것 같은데…,
프리랜서가 일거리가 없다면 그거야말로 '백수'가 따로 없겠죠."
왠지 제가 더 가슴 아픈 말입니다.
참견하고 싶었지만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조사? 역시 개버릇 남 못 주나보군.
언제 내 뒤를 캐고 다녔는지 궁금할 지경인걸?
조사하니 생각나는건데, 나도 널 조사했지."
비서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습니다.
"마녀"는 계속 말을 이어갔습니다.
"안 그래?
코드네임 GVW(4)나도 참 놀랐어. 네가 GVW일 줄이야!
가짜 이름까지 만들고서는 잘도 여기서 놀고 있더군."
"다…당신…."
"아직 내 말 끝나지 않았어, GVW.
그래. 여기서 이렇게 '착한 비서' 역을 맡으니 기분이 좋았나?"
"……."
"그래. 캐설린은 네가 GVW라는 걸 알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
하지만, 이건 알고 있을까 모르겠네.
너의
'진짜 미들네임'을 말이지."
"…………………."
"V를 그렇게 숨기다니 놀라울 다름이야.
안 그런가, Vai…,"
"마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서는 마녀에게 가까이 다가와 얼굴을 들이댔습니다.
마녀도 그에 질세라 벌떡 일어나서 비서와 마주보았습니다.
"그래! 그거야! 너의 본심!
캐설린은 너에게 속고 살고 있나보군!"
"당신, 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글쎄? 최소한 너보다는 더 많은 걸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지."
분위기는 점점 해일이 일어나기 5분 전의 분위기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지켜보는 저조차도 압도 당할 정도의 분위기였습니다.
"당신, 날 얼마나 조사했는지 모르겠지만,
조사하면 할수록 후회된다는 생각 안 드나보지?"
"후회? 후회라고 했어? 감히 누가 누구한테 후회라고 하는 거지?
마치 보복이라도 할 생각인가본데,
내가 누군지 잘 안다면 그런 소리 못 할텐데?"
이거 아무래도 말려야 할 것 같습니다.
계속 지켜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너무 흥미진진해서 넋을 놓은 것 같습니다.
폭발하기 5초 전이란 지금 상황을 말하는 거겠지요.
저는 필사적인 용기를 짜내 그 분위기 속에서, 한마디 했습니다.
그것은 실로 제 인생에서 3번째로 대단한 용기였지요.
"저…저기! 다들 진정하시고 이번에 최고급 과자가 있는데 드시겠어요?"
"넌 또 뭐야?"
"뭡니까? 언제부터 있었습니까, 스티븐 씨?"
"줄…,"
입버릇 마냥 '줄곧요.'라고 말하려다가,
생각해보니 이 대화를 쭉 듣고 있던 걸
그녀들이 알게 된다면 절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공포심때문에 필사적인 재치를 짜내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까 저기서 자고 있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그만…."
"아아, 자는 사람을 깨워버렸나보군. 미안."
"죄송합니다, 스티븐 씨. 저도 흥분해서 그만…."
"마녀"는 건성으로 사과하였고,
비서는 고개를 45도 숙이고서는 사과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좀 수그러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기세를 이어서 캐설린 선생님이
아껴먹으려고 숨겨논 '최고급 과자'를 테이블에 놨습니다.
"아니, 이건! 무형문화재 85호인 쿠키 C. 킹이 만든
왕궁 최고급 수제 초콜렛무스 3단 쿠키잖아?"
아무래도 "마녀"는 그 과자가 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비서는 걱정이 되는지 저에게 귓속말로
"저건 선생님이 아끼고 아끼는 과자잖아요, 괜찮겠어요?"
"어찌됐든 저 마녀가 진정하게 됐으니 다행 아닐까요?
그리고, 덕분에 당신도 진정한 것 같으니까…,
선생님한테는 저 마녀가 찾아내서 먹었다고 해두죠.
그럼 선생님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못 할 테니까요."
그렇게 저 스스로 합의를 봤습니다.
캐설린 선생님이라면 이해해주겠죠.
비록 저 과자가 500달러짜리지만, 이해해주시겠죠.
마침 타이밍도 좋게 캐설린 선생님이 돌아왔습니다.
"여! 다들 잘 지냈………………?"
기분 좋게 인사를 하셨으나,
끝은 많이 흔들리는 인사가 되버렸습니다.
아무래도 과자를 먹고 있는 "마녀"와 눈이 마주쳤기때문이겠죠.
"안녕?"
"마녀"는 아주 태연하게 선생님에게 인사했습니다.
선생님은 바로 "마녀"와 마주보는 자리에 털썩 앉았습니다.
비서는 어느 순간 선생님 뒤에 서서 졸졸 쫓아다녔습니다.
"너 그거 대체 뭐야!"
"이거? 아아, 요정이 줬어."
"……………."
"너는 이런 사사로운 거에 신경쓰는 쪼잔한 사람아니잖아? 그치?"
왠지 "마녀"가 존경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날 기다린 거야?"
"저번에 너에게 빌려간 이걸 돌려주려고 왔지."
그렇게 "마녀"는 선생님에게 메모리 카드를 넘겨줬습니다.
"나중에 줘도 되는데…,
굳이 오다니 미안해지는 걸."
"괜찮아.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과자도 먹게 됐으니까."
라면서 한조각 쏙 집어서 먹는 "마녀"였습니다.
"아참, 너희들 내가 없던 사이에 큰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네, 통칭 '루저 사건'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나도 돌아와서 봤는데 참 말이 안 나오더만."
비서와 선생님이 그렇게 대화를 하다가,
중간에 "마녀"가 끼어듭니다.
"그 페미 J. 가르시아를 보니까 왠지 느낌이 와."
"무슨 느낌?"
"인위적으로 조작된 느낌."
아무래도 음모론 취급 당하기 딱 좋은 이야기지만,
그렇게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페미 J. 가르시아는 프로필도 없고,
그 프로그램 출연도 갑작스레 한데다가,
그 발언도 상당히 뜬금없이 말했기때문이죠.
"사실 조작되든 말든 중요한 건 결과겠지."
"맞어, 덕분에 많은 남자들이 좌절하게 되었지."
"그래서 말인데, 캐설린 너는 어때?"
"마녀"가 상당히 도발적인 질문을 했습니다.
아니, 저돌적이라고 해야할지, 저질스럽다고 해야할지.
그 질문에 캐설린 선생님은 말문이 턱하니 막혔습니다.
상당히 보기 안 쓰러운 장면입니다.
"그 발언은 성희롱으로 고소당하기 충분합니다, 마젠다 님."
다행히도 뒤에 서있던 비서가 당황하던 선생님을 구출했습니다.
당연히 "마녀"는 비서를 아주 죽일 듯한 기세로 노려보았습니다.
"근데, 같은 여자로서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나? 나는 남녀평등주의자거든. 당연히 그런 발언은 문제가 있지.
여자라기보다는 인간으로서 말이지."
"남녀평등주의라고? 처음 들어보는 걸?"
"세간에서 말하는 남녀평등과는 조금 다르긴 해.
한마디로 말해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평등하게 묻어버리는 거지."
상당히 무서운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습니다.
과연 악명 높은 "호메른의 마녀" 답습니다.
"그렇군. 근데, 사실 나는 좌절하는 남자들이 더 한심해보여."
"그것도 그렇지. 겨우 그런 걸로 인생이 결정되진 않잖아?
루저라고 생각하니까 더 루저가 되는 게 아닐까."
"동감이야."
저도 동감입니다. 스스로 위너라고 생각하고 당당하게 인생을 산다면,
그 누가 루저라고 욕할까요. 요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좀 더 당당해지라고, 루절린."
"……? 그게 뭔 소리야! 마치 내가………!"
다시 말문이 막히는 캐설린 선생님은,
어이가 없는지 갑자기 일어나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후후. 역시, 다루기 쉬운 아이라니까.
그럼 볼일도 봤으니 이만 가볼까."
"거대한 재앙"이 제발로 나간다니 기쁠 다름입니다.
근데, 그 재앙이 나가다말고 갑자기 뒤를 돌아보면서,
저를 향해 말합니다.
"고마웠어, 과자. 그리고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아."
"………."
역시 "호메른의 마녀."
처음부터 알고 있었나봅니다.
그 정도로 하고 "마녀"가 가버리면 좋겠지만,
한마디 더 덧붙이고 가버립니다.
"운이 좋은 줄 알어, 애완견."
"당신이야말로."
이 대화가 왠지 복선이 되는 듯한 기분입니다.
머지 않아…, 2차전이 시작될 듯한…,
생각해보면 둘은 맨날 이렇게 말싸움을 하긴 하지만….
"과자 먹을래요?"
상당히 기운이 빠진 듯한 비서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합니다.
"아뇨, 이미 많이 먹어서………."
"…………."
"…………."
아차, 싶은 거겠죠.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네."
그래도 다행입니다. 제 손으로 직접 "전쟁"을 막았으니까요.
참으로 뿌듯합니다. 그리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확도 있었습니다.
다음 화이트 워터 클럽에서 침울한 그들에게 얘기해줘야겠습니다.
남이 뭐라하든,
긍정적인, 당당한, 소신있는,
그런 마인드로 사는 것이,
진정한 "위너"라는 것을.
카카루 씨의 울지 못 할 이야기들 - 나는 패배자로소이다. 終용어해설 및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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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라서 ㅈㅅ. 근데 등돼지임. 꿀꿀. 퀼스프레이. 꿀꿀.
콧물. 꿀꿀. 등짝. 꿀꿀. 워패스. 꿀꿀.
노 솔트. 꿀꿀. 낫 푸드. 꿀꿀. 눈물. 오잉크오잉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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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페미 J. 가르시아 (Femi Jizz Garcia)
잭 가르시아 양산 프로젝트의 산물.
다른 클론들과는 다르게 이 프로젝트에서 큰 의의를 갖는 존재다.
그 이유는 잭 가르시아는 '페미니스트'가 아니기때문.
거기다가 '여자'다.
덕분에 '클론'이라하더라도,
그 특성을 그대로 담습하지 않을 뿐더러,
성별또한 다를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근데, 그 성격이 어딜가나….
당연하지만 현재 목숨의 위험을 느껴 잠적중.
2. 18cm 이하는 루저
주어는 없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어떤 것도 주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주어로 인하여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이 되겠지.
3. 산티아고 D. 딕슨 (Santiago Discuss Dixon)
캐설린의 제 1의 측근.
근데, 이젠 캐설린에게서 잊혀진 인물.
게다가, 직책도 무려 비서였다.
그러나, '어떤 임무'를 맡아서 앞으로 1년 넘게 보기 힘들다.
하지만, 여전히 징징거림은 사라지지 않았다.
참고로 자여니부 족을 매우 증오한다.
4. 코드네임 GVW (Codename GVW)
어떤 '기관'의 악명높은 첩보원이었던 자의 코드네임.
그를 알고 있는 자라면,
그의 코드네임을 듣는 즉시 얼어붙는다.
마젠다는 비서가 바로 코드네임 GVW라고,
폭로했으나 진상은 알 수 없다.
캐설린도 여기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듯?